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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다사랑 재활수기 공모전] 저도 행복할 수 있을까요?
등록일 2021-02-09 조회수 358 이름 다사랑
첨부파일 2016환자회복수기_썸네일.jpg

[2016 다사랑 재활수기공모전 4등 평온함상]

 

저도 행복할 수 있을까요?

OO

 

엄마 이번엔 잘하고와~ 울지 말고 잘 지내고 있어! 내가 매일 전화하고 주말마다 보러 갈게

 

내가 대답이 없자 17살 난 아들이 큼직한 손으로 내 손을 꼭 잡아줍니다. 눈물이 납니다. 이번엔 두툼한 손으로 제 눈물을 닦아줍니다.

 

아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그런 자신의 얼굴을 들키기 싫었는지 형부 차에서 급하게 내려 터미널을 향해 뛰어갑니다. 언제 다시 만날지 몰라 뒷모습을 하염없이 보고 있는데 아들이 뛰어가며 팔꿈치로 눈물을 훔치는 게 보입니다.

 

~ 또 저 아이에게 상처를 줬구나" 항상 문제를 일으키고 일은 벌여놓고, 그래도 엄마라고 아이 걱정에미안함에고개를 숙입니다.

 

2015812일 이곳 다사랑중앙병원에 오기 전 아이의 모습이었습니다. 병실로 올라와 병원 기본수칙 등을 듣고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화장실에 갔습니다. 거울속의 내 꼬라지를 보니 부끄러워 쳐다볼 수가 없습니다. 이마 사이의 미간은 찢겨져 큰 칼자국처럼 보이고 입술이 터져 피가 말라 붙어있고 벌어진 입술사이로 보이는 부러진 앞니. 퉁퉁 부은 얼굴에 하룻밤 사이 생긴 낮선 상처들. 내가 아닌 것 같습니다.

 

병원 입원 하루전날 남편이 통보를 합니다. 집에서 이어진 몇날며칠의 술로 취해 무기력해 있는 제게 서울 친정집으로 가라고 합니다. 내일 당장 가지 않으면 아주 멀리 떨어진 지방의 섬에 있는 무허가 기도원으로 보내겠다고 합니다. 무서웠습니다.

 

쫓겨나듯 집을 나와 아들과 함께 서울행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감히 나를 나한테 이럴 수 있어?"라며 쫓겨났다는 자책감에 소주 두 병을 마시고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버스에서 내리다 넘어져 이 꼴이 된 것입니다. 버스에서부터 저는 기억이 없습니다. 넘어진 것도, 아들이 나를 부축해 큰언니에게 연락한 것도. 아들이 옆에 없었다면 그 순간 저는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이번이 세 번째 입원, 이번엔 얼마나 있어야 하나. 한 달? 석 달? 일 년?

저는 20144월 처음으로 전라도 광주에 있는 알코올병원에 입원하였습니다. 처음 보는 원장님은 나에게 알코올 의존이라며 3개월 동안 입원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헛웃음만 나옵니다. 부정하고 싶지도 않았고 맞장구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저도 어느 정도 나에 대해 술 문제가 있다는 예상은 하고 병원에 간 것이었으니.

 

처음 접해본 폐쇄병동! 무서움도 잠시,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이제 끝났구나. 여기에 3개월만 있으면 술을 끊을 수 있다는 거지? 술 생각이 안 나고 술을 거부하게 하는 약을 먹고, 그동안 술에 찌든 몸은 수액을 맞으며 몸을 해독시키고 정신과전문의와 1:1 심리치료를 하면 3개월 안에 술이 자동적으로 끊어진다는 거지? 그러다 몸도 회복되고 하면 한 몇 개월 안 마시다 조심해서 조금씩만 마셔야지.’

제가 의사가 되어 마음속에 내린 처방이었습니다. 저의 완전한 착각의 시작이었습니다.

 

저는 2개월 보름 만에 퇴원을 하고 조절망상에 빠져 맥주만 마시면 괜찮을 거란 합리화에 넘어가 5개월 만에 두 번째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6개월 동안 배운 받아들임, 알코올 중독자임을 인정, 12단계 프로그램, 위대한 힘저에게는 모두 딴 세상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아무리 교육을 받아도 상담을 해도 저의 마음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받아들임이 무엇인지, 나의 술 문제에 대해 걱정은 했지만 알코올 중독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저 병동생활에서 규칙 잘 지키고 수업시간 빼먹지 않고 몸만 잘 따라주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시간이 되면 지난번처럼 남편이 빼주겠지. 여기 있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네! 하루 2번의 2시간 산책, 남자 환우들과 히히덕거리며 교육시간 잘 때우면 열심히 한다며 권익도 올려줘 외출?외박도 자유롭고, 삼시세끼 손 하나 까딱 안 해도 시간 맞춰 밥 주고, 먹고 싶은 거 간식 다 시켜먹고

 

이런 마음으로 병원생활을 하니 술에 대한 무서움도, 내가 어떤 상황인지도 느낄 새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1년간 직장생활을 하다 관둔 저에게 병원생활이 휴식이라 생각하며 그 시간을 즐겼던 것 같습니다.

 

저는 4녀 중 막내딸로 태어났습니다. 19살이 될 때까지 부족함 없이 아쉬울 것 하나 없이 자랐습니다. 방학 전날 집이 떠나갈 듯 울면 언니 세 명이 모두 달라붙어 방학숙제 등을 해결해 주었고, 학창시절엔 문제아로 학교에서 술 먹고 담배 피우고 여러 사고를 칠 때마다 엄마가 바로바로 달려와 해결해주었고, 다른 친구들 몇몇이 학교를 그만두고 전학을 갈 때에도 저는 그 자리를 지켰습니다.

 

하지만 19살에 12살 많은 남편을 만나 전라도 맨 끝으로 내려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처음으로 혼란스런 시기를 맞았던 것 같습니다. 19년을 그렇게 풍족하게 살진 않았지만 결혼을 해서 이렇게 없이 살아본 적도 없었습니다. 경제적, 물질적으로 힘들 때마다 매번 친정집에 손을 내밀었습니다. 전 부탁이라고 했는데 그때그때 만족이 되지 않을 때엔 술을 먹고 엄마, 언니들에게 인연을 끊자, 난 이 시골 촌구석에서 혼자 속상해 죽어버린다며 협박 아닌 협박, 막말을 해가며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야 했습니다. 경제 관념뿐만 아니라 생활처리 또한 스스로 하는 법이 없었습니다.

 

친구들이 보고 싶을 때나 놀고 싶을 때엔 멀쩡한 아들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며 서울 친정집엘 밥 먹듯이 드나들었고 한 달, 두 달씩 아이를 맡기고 친구들을 만나 흥청망청 술을 마시러 다니기 바빴습니다. 결혼생활을 17년간 하면서도 밥상을 차려도 상 한번 든 적이 없습니다. 내가 밥만 차리면 됐지 구부려 상까지 드는 건 힘들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 생각했으니깐.

사소한 집안일, 장보기, 아이 병원가기, 시골이란 여건을 핑계로 모두 남편과 함께 했습니다. 결혼을 하기 전엔 엄마, 언니 세 명, 결혼을 해선 남편이 있어야만 생활할 수 있는 저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34년의 나의 인생은 나를 아주 교만하고, 이기적인, 자기중심성이 강한, 혼자선 아무 것도 스스로 알아서 제대로 뭐하나 할 줄 모르는, 의존성이 강한 인간으로 살았습니다.

 

이제야 알았습니다. 내 인생은 내가 만든 환경이 나를 영적으로 병들게 하였다는 것을. 문제점이 닥칠 때나 어려운 일등을 직면했을 때엔 두려움을 먼저 느껴 술에 의지해 지금의 나를 알코올 중독자로 결론 내렸다는 것을.

 

첫 입원을 하고 한 달 만에 첫 외박을 나가자마자 몰래 술을 마시고 블랙아웃이 되어 다시 병원으로 끌려오고, 퇴원을 한 뒤에는 병원 환우들 사이에서 들었던 말을 그대로 행동에 옮기는 일등이었습니다. 술을 한꺼번에 사놓고 장롱 이불안, 싱크대, 침대 밑에 숨겨두고 몰래 먹는 일, 비타민 음료와 섞어 마시는 일. 술이 없을 때엔 옆집에 몰래 들어가 술 훔쳐 먹기 등등. 두 번째 입원을 한 뒤에는 원인모를 저혈당 증세가 계속되어 검사를 위해 대학병원에 입원해 있는 이틀 동안 무단 외출을 해 만취가 되어 병원에 들어와 침대에서 소변보기, 화장실에서 담배피우기 등을 저질러 입원 4일 만에 강퇴를 당했습니다. ....이 아니면 할 수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이번만은, 삼세번을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정말 잘 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이젠 정신 차리고 싶어졌습니다. 지난 병원에서도 12단계, 온전한 생활, 빅 북 등의 책을 보았지만 다사랑중앙병원에서 관리병동 생활을 하며 다시 보게 된 책들은 마치 처음 보는 책들처럼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제 마음의 문을 열어보려는 용의를 갖게 되었습니다. 몸만 병원에 두며 지난번처럼 만하며 지내지 않고 마지막 아들의 눈물을 생각하며 마음을 열었습니다.

 

더 이상 나락으로 떨어질 것은 없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처음 만나는 상담사 선생님과의 면담에서 그 전에 받아보지 못했던 칭찬, 격려에 용기도 얻었습니다. 재발 또한 성장의 과정이라 다독여 주시며 잘 왔다는 말씀하시는 선생님을 보고 저는 비로소 나의 알코올 중독을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교도소에 가기 전에, 더 추접하고 몹쓸 일은 저에게 더 이상 일어나게 하지 말자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술로 인해 남편과 아들에게 버림받은 저는 이윽고 밑바닥치기를 본 것입니다.

 

저도 행복할 수 있을까요?"

제 질문에 상담사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행복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였을 때 맛볼 수 있어요."

 

있는 그대로의 나, 비참하고 부끄럽기만 한 내 자신.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상담사 선생님을 따랐습니다. 개방반 생활을 하며 뭔가를 잘하려고 하는데 나 자신에 대해 만족감을 느낄 수 없고 내가 남들보다 항상 부족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번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나 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았습니다.

 

저는 직장생활, 집안생활을 잘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술의 양만큼은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남들은 이만큼 먹고, 고통스러운 금단증상을 겪고, 집을 나가 모텔을 잡아 장취를 하고, 법적문제 등도 일으켰지만 난 그런 적이 없다. 술을 적게 먹어서라고. ‘남들은, 남들은 이러한데 난 아니다라며 또 내 안의 비교의식에 맞춰 나를 합리화시키고 술 앞에 항복하지 않으려 하는 내 자신을 속이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 100% 항복. 1단계가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100% 완전한 항복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잘못된 내 자아를 버리지 못하고 꾀를 부리며 좋은 결과만을 얻으려고 했습니다. 내 마음은 열었지만 신을 의지하지 않고 내 의지를 더 믿었다는 것. 그렇게 저는 개방반에서 가치 있는 두 가지를 얻었습니다. 100% 항복, 신을 의지하는 것.

 

단계지를 쓰며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내 삶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내 마음에 그렇게나 많은 감정들이 저장되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언니들에 대한 열등감, 결혼 후 수도 없이 지속되는 외도문제에 대한 분노, 가정불화, 그러면서도 남편이 나와 아들을 떠날 거란 불안함에 더 남편의 약점만을 잡으려 집착하고 더 의존해 매달려 있는 내 찌질한 모습.

 

내가 한 남자로 인해 이렇게 못난 나로 살 수 밖에 없나라는 후회와 어리석음에 한참을 울었습니다. 남편에 대한 분노감이 일어날 때마다 4단계 기도문을 외우고, 아이가 걱정되고 보고 싶을 때마다 평온함을 청하는 기도문을 외우고, 내 마음이 요동칠 때마다 3단계 기도문을 외웠습니다. 에니어그램을 통해 내가 왜 이런 성격으로밖에 살지 못했는지, 예전의 를 버리고 진정한 를 찾아 자유로움과 행복감을 느낄 줄 아는 사람으로 변화하려 노력했습니다.

 

하루하루가 지나 어느덧 제가 입원한지 6개월이 지났습니다.

제가 병원의 9주 과정 프로그램 수료를 마치고 재활을 선택한 이유는 아직 술에 대한 저항능력이 부족한 것을 알기에, 재활의 훈련과정을, A.A.모임을 중심으로 나를 만들기 위함입니다. 이곳에서 매일 두 군데 이상의 A.A.모임에 참석하며 단주의지를 굳히고, 퇴원을 해서 바깥세상 몸이 된 이후에도 감정적 숙취로 인한 음주충동이 일어날 때 자동적으로 모임에 갈 수 있는 습관을 익히는 훈련을 하기 위해 재활치료(훈련)을 선택하였습니다. 또한 알코올 중독자인 내가 평생 술을 마시지 않고 살기 위해 12단계 프로그램 실천 안에서 생활해야 하는 것. 앞서 가신 선배님들은 말씀하십니다. 방법은 두 가지 뿐이라고.

 

저는 모임에 오면서부터 나는 불치병 환자라는 것을 말합니다. 내가 믿는, 내가 이해하게 된 대로의 신을 믿으며 기꺼이 열린 마음으로 A.A.모임과 12단계 실천을 하고 있습니다. 12단계 프로그램은 신이 주신 선물이라고 말합니다. 프로그램을 하면서 나의 성격적 결점들을 사람답게 행복하게 살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관리, 개방과정과 달리 재활반이 된 지 두 달째 되는 요즘 앞으로의 저에 대해 더 깊이 알아가는 깨달음에 큰 감사함을 느끼며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재활을 선택하지 않고 9주 수료를 하고 퇴원하였다면 신의 영역인 A.A.모임 안에 들어갈 수 없었을 것이고 12단계 프로그램의 신의 은총을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는 두 번의 재발 끝에 이곳 다사랑중앙병원에 오게 되었습니다. 이번이 삼세번, 신이 나에게 주신 마지막 기회란 걸 알았습니다. 받아들임이 늦은 만큼 남들보다 10, 20배 더 노력을 해야 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두 번의 재발, 가족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한 저는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남을 의식하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었습니다. A.A.모임 안에 서는 그런 내가 부끄럽지 않습니다. 모임 안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가 알코올 중독자인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모두 성격적 결함을 가진 사람들로 자신의 회복을 위해 모인 사람들로 가장 가까운 친구, 가족에게도 말할 수 없는 문제점들을 털어놓고 나를 고백함으로써 해방감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모임 안에서는 모두가 하나임을 나 또한 A.A.멤버로서 소속감을 갖게 해주었고, 한 번, 두 번 경험담을 할수록 나의 자존감도 올라간다는 것을 실험해 볼 수 있는, 저처럼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에겐 꼭 필요한 모임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저에겐 좋은 습관이 생겼습니다. 하루일과를 시작함과 끝마치기 전 하느님께 오늘 하루 술 마시지 않은 맑은 정신을 주심에 감사함의 기도를 드리고, 오늘 하루 내게 일어난 일들에 대해 자기 점검표를 작성하는 일입니다. 매일 짜증과 투정만을 일삼던 저의 생활을 긍정적인 면(감사, 사랑, 관용, 자기 성찰), 부정 적인 면(교만, 분노, 게으름, 원한, 이기주의), 감사목록 등을 작성하여 하루를 올바르게 정직, 겸손하게 살았나, 또 나를 반성하고 칭찬하며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키웠습니다.

 

만족함이 없었던 저에게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습관이 감사함으로 다가오기까지 돌고 돌아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때때로 빨리 잠자리에 들고 싶은 게으름도 올라오지만 이곳에서 교육받은 대로 게으름도 심리적 재발이라 느끼며, 내가 지금 나를 돌아보는 시간조차 귀찮게 여긴다면 예전에 술 마시던 알코올 중독자로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에, 그런 일은 죽기보다 싫기에 하루도 빠짐없이 자기검토를 합니다.

 

저에게 이러한 생각과 변화는 기적과도 같습니다.

단주생활을 하기 위해 병원 안에서의 규칙적인 생활과 모임활동, 12단계프로그램 실천, 자기 점검. 직장생활을 할 때도 지금처럼 이렇게 열심히 살아보려 했던 제가 아니었습니다. 제 마음이 평온해지니 이런 일들을 긍정적으로 잘 받아들일 수 있음이 가장 감사한 일입니다.

 

저는 요즘 두려운 것이 없습니다.

저에겐 A.A.모임과 후원자 선생님, 항상 절 믿고 응원해주시는 상담 선생님이란 든든한 이 있기 때문입니다.

 

6개월 동안 제 모든 것이 바뀌진 않았습니다. 아직도 많이 배우고 앞으로 제가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남아있습니다. 그동안 감정의 힘이 없어 미뤄왔던 남편과의 관계정리, 아들에게 많은 고통의 시간을 준만큼 진정으로 보상하고 평온함을 되찾는 일. 그동안 의존성이 누구보다 강했던 저는 홀로서기 연습이 필요합니다.

 

최소 1년 동안 A.A.모임에 나가 매일매일 술에 대해 항복하며 후원자와 12단계를 마친 후 일도 서서히 시작해 내 힘으로 돈을 모아 살 집을 구하고 신앙생활을 하며 무엇보다 온전한 삶을 살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갈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 초심자 딱지가 떼어질 때쯤 예전에 일했던 사회복지사 경험을 살려 한 집안의 알코올 중독자로부터 받았던 상처를 숨겨야만 했던 청소년,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담사가 되고 싶습니다.

 

저의 알코올 중독으로부터 고통을 주었던 내 아들을 매일 만날 순 없지만 이 또한 보상이라 생각하고 알코올 중독자 가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선물해주는 산타클로스 중독자가 되고 싶습니다.

 

저는 있는 그대로 지금의 나를 받아들이며 회복되어 가는 알코올 중독자로 살고 싶습니다. 35살에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내 인생 최악이라고 생각했던 저는 37살 가장 행복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내가 알코올 중독자가 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이런 상황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지 못했을 것입니다. 나를 사랑할 줄 알며 아끼고 내 자신을 알아차릴 수 있게 해주신 위대한 힘에게 매일 기도하며 간청합니다.

 

하느님

 

제가 과거에 행한 일을 반성할 수 있게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가 누구인지를 내면의 나를 드러내 주심을 감사합니다.

평온함을 찾아 온전한 생활로 이끄심에 감사합니다.

언제, 어디서라도 당신을 바라볼 수 있도록

저를 이끌어 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회복으로의 첫 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주님, 당신의 길을 저에게 가르쳐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