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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회복수기

다사랑중앙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분들의 생생한 회복 경험담입니다.
알코올 중독 치료를 통해 새 삶의 희망을 찾으신 환자분들의 진솔한 회복 수기가
알코올중독으로 고통받고 있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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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알코올 중독 회복수기] 희망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등록일 2021-02-09 조회수 598 이름 다사랑
첨부파일 2020환자회복수기_썸네일.jpg

[2020 알코올 중독 회복수기 공모전 참가상]

 

희망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

저의 첫 음주는 20살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음주패턴은 음식물을 먹을 수 없을 정도로 한 번에 폭음(소주 4~5명 정도)을 하고 술을 마신 후에는 잠도 안 잤으며 다음날에는 필름이 끊겨 전화를 보기 두려웠습니다. 내 기억에는 없는데 대체 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화해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두려움에 금단과 싸우며 사흘을 고스란히 물만 먹고 토해도 봤지만 사흘째가 되면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시기 일쑤였습니다.

 

아버지는 제 나이 13살에 돌아가셨습니다. 홀로 저를 키우며 나이 든 어머니에게 잘 해드린 것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에 다사랑중앙병원에 입원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자의입원을 했던 것은 저의 큰 실수였다고 생각합니다. 20076, 병원 생활을 마치고 퇴원했을 당시 제 나이 38살이었습니다. 콜택시를 타고 평촌에서 진행되는 A.A.모임에 참석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서울A.A.모임을 알게 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빠지지 않고 다녔습니다.

 

하지만 신이 저의 교만함을 간파하셨는지 모임에 나간 지 100일 만에 재음주를 하였고 이후 16개월을 취해 살았습니다. 술 때문에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 된 딸의 입학식에도 가지 못하고 등하교도 도와주지 못했습니다. 결국 2학년이 된 딸의 여름 방학이 끝나갈 무렵인 2009년 다시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병원에서 퇴원 후 올해로 단주 11년이 되어 병원에서 단주칩을 받았습니다.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술을 마실 땐 긴 터널 속에서 바늘 구멍만한 빛이라도 세어 나오길 기대했는데 이제는 단주를 하면서 요양보호사와 간호조무사 자격증도 따고 노인복지 학사를 받기 위해 늦깎이 대학 생활도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성폭력 상담 교육, 알코올과 약물 상담 교육 , 다사랑중앙병원에서 실시하는 알코올 전문 상담사 교육 등에 참여해 다수의 자격증과 수료증을 준비하고 취득했습니다.

 

최근 A.A.모임에서도 단주칩을 받았습니다. 몇 년 전 모임 대표를 맡기도 했습니다. 초심자였을 때는 물론이고 지금도 모임 안에서 나의 존재가치가 얼마나 아름답고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과거 술을 마실 땐 상대와 나를 비교하며 나는 왜 저 사람보다 덜 가졌는가?’하는 생각때문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11년 동안 모임에 다니며 느끼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중독자는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는데 이로 인해 단주를 유지하는 것이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불행은 내가 타인보다 못 가져서가 아니라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해서 생긴다는 것을 이제 단주 10년이 지나니 알 것 같습니다.

 

회복하기 위해 노력 중인 모임 멤버 선생님들과 환우 여러분! 저는 일기, 명상, ‘AS BILL SEES IT’ 깨어있는 하루1시간에서 1시간 30분씩 매일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런 습관은 단주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무신론자나 불가지론자도 계시겠지만 꼭 제가 믿는 예수님이 아니어도 각자 우리 마음속에 위대한 힘께 자신을 온전히 맡기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혹시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고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걱정하며 현재에 충실하지 못하지 않은가? 자문해 보세요.

 

나의 행동과 믿음은 타인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그 영향으로 누군가 성장하고 변화하는 것을 보면 행복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단지 희망을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제가 알코올 중독으로 다시 입원했을 때 9살이던 딸아이가 어느덧 20살이 되었습니다. 대학은 진학하지 않았지만 가장 아름다운 나이에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해보겠다며 열심히 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바로 희망을 행동으로 옮겨 실천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해 제 딸이 대견하고 기특해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 주시느라 감사드리며, 아직 단주 11년차이지만 앞으로도 하루하루에 살자를 마음에 새겨 꾸준히 단주하겠습니다.

2020.09.29. 새벽녘 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