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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다사랑 재활수기 공모전] 이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영영 단주할 것을 나와 내 가족에게 약속합니다
등록일 2021-02-09 조회수 385 이름 다사랑
첨부파일 2016환자회복수기_썸네일.jpg

[2016 다사랑 재활수기공모전 참가상]

 

이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영영 단주할 것을

나와 내 가족에게 약속합니다

OO

 

20151030, 나는 이곳 다사랑중앙병원에 입원했다. 수원으로 시집 간 큰딸이 대구 집에 내려와 내 얼굴을 보더니 아빠, 수원으로 가자. 내가 잘 아는 사람이 병원에 있으니 진찰 한 번 받아보자고 해서 함께 올라왔었다.

 

그런데 대뜸 하는 말이 아빠는 술을 한 모금이라도 마시면 얼마 못 살고 죽는다는데 계속 몰래 마실 거야? 자식들 생각은 안 하는 거야? 막내는 아빠 없이 못 산다는데, 군대도 제대하고 결혼도 꼭 아빠가 시켜줘야 한다고 눈물짓는 게 애처롭지도 않아?”라며 눈물로 호소하는 모습에 그날로 다사랑중앙병원에 입원하여 생활하게 되었다.

 

하지만 다닐 곳은 복도 뿐, 타고난 성격이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사업도 늘 서울로 다니는 게 일이었던 나와는 맞지 않았다. 자식과 한 약속이라 참고 지내기를 한 달, 상담사 선생님에게 개방병동으로 보내 달라” “여기 더 있다간 내가 교육도 받기 전에 먼저 죽겠다” “내가 어찌 살아왔는지 조사해봐라고 하며 설득해 15일간 개방교육을 받고 내려오니 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술만 먹지 않으면 바깥출입이 되니 나로서는 술 정도야 안 먹으면 되지, 자식들과 약속했으니 지켜야지하고 마음을 정리하니 편안하고 좋았다. 그런데 그까짓 술을 못 참아 마시고는 다시 3층으로 가는 사람도 있었다.

 

3층에서는 술 끊는 법을 가르쳤지만 이곳 2층에서는 술을 왜 끊어야 되는가를 가르쳐 주었다. 예사롭게 생각했던 간경화 초중기와 알코올성 당뇨까지 지닌 나는 교육을 받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직은 갈 때가 아닌데, 자식들의 애틋한 눈빛과 막내의 소원은 들어주고 가야하야지 싶어서 이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영영 단주할 것을 나 자신과 자식들에게 약속하고 꼭 지키리라 결심했다.

 

왜 내가 이렇게까지 생명조차 유지하기 힘든 상황까지 오게 되었는가를 생각해보니 죽으려고 작정하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술을 마시지는 않았을 터였다. 29살 공장을 운영하고 있던 나는 값싼 중국제품의 갑작스러운 수입으로 인해 감당 못할 큰 부도를 맞고 내가 이루어왔던 나의 공장, 4층 건물, 집들이 법원의 딱지가 붙어 넘어가는 모습에 너무나 허탈하고 허망감에 죽고만 싶었다.

 

수많은 기업, 장사꾼들이 견디다 못해 줄줄이 도산하거나 도망가 버리는 상황 속에서 나 역시도 견뎌낼 수가 없었고 정부가 너무 원망스럽기만 했었다. 이웃나라 일본처럼 미리 정부에서 소식을 알려주고 대비할 시간만 주었어도 이토록 처참하게 수많은 기업체, 장사꾼들이 무너지진 않았을 텐데 정부는 기업, 상공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해준 게 없었다.

 

그때부터 앞으로 살아갈 희망이 영영 없어져버렸고 술로 내 자신을 달래고 위로하기를 3, 술에 빠져서 하루하루를 살다보니 완전히 인간이라 할 수 없는 타락된 인간으로 변해버렸다. 적어도 하루에 소주 3~4병은 마시는 게 보통인 술꾼이 되어버렸다.

 

딸들이 내 모습에 놀라 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담당의사가 정밀검사를 해봐야겠다고 했다. 검사 결과 간경화 초중기에 알코올성 당뇨까지 있다고 당장 입원하라고 해서 6개월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퇴원 후 당장 할게 없다보니 다시 술에 손대기 시작했고,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되었는지 내 자신을 탓하고 정부를 원망하며 술에 젖어 살아갈 뿐이었다.

 

그때 큰딸이 집에 내려와 보니 역시나 술을 끊지 못하고 살고 있는 아빠를 보고는 역시나 아빠를 못 믿겠어. 자식들 보기 부끄럽지도 않아. 모두가 술 끊기를 간절히 바라는 애절한 눈빛들이 보이지 않나요. 막내의 소원을 들어주기 싫나요. 이대로 저 세상으로 가고 싶나요. 건강하게 사시다 자식들 소원을 들어주고 가실래요. 자식들 보기 부끄러운 줄 알면 저 따라 수원에 가요. 술 끊는 병원이 있어요. 거기로 가요라고 해서 뭔가에 홀린 듯이 오게 된 곳이 다사랑중앙병원이었다.

 

나를 담당하신 원장님과 상담사 선생님이 지금까지 잘 보살펴 주셔서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분들의 보살핌으로 개방병동에서 교육을 받고 기한이 끝났지만 아직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좀 더 건강을 살피며 몸이 좋아지면 그때 나가는 게 좋겠다고 의향을 묻길래 그렇게 하겠습니다하고 여기 재활병동에 왔었다.

 

재활병동이란 이곳은 몸소 스스로 행동으로 모든 것을 실천하는 곳이라 개방병동에서 배운 이론을 잘 활용하면 현실과 부딪쳐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이 든다. 하루라도 빠르게 재활의 뜻을 깨우쳐 올바른 재활인의 삶을 살아 모두에게 실망시키지 않는 재활병동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망가진 내 몸을 돌보며 선배님들에게 배우고 가르침을 받을 것이며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다니며 몸소 체험하며 평생을 배우는 재활인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