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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다사랑 재활수기 공모전] 9번째 입원, 이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등록일 2021-02-09 조회수 342 이름 다사랑
첨부파일 2016환자회복수기_썸네일.jpg

[2016 다사랑 재활수기공모전 참가상]

 

9번째 입원, 이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OO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그냥 흘러가는 대로 받아들였으면 되지 않았나싶다. 술을 마시고 살아오면서 사회생활도 잘 했고 사업을 시작하면서도 술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생각이었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판단력, 추진력 같은 것들이 낙후되어 가고 있는 것조차 모르게 되었다.

 

사업이 번창하며 나는 한 지역에 축구교실을 운영하게 되었다.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던 이루지 못한 꿈을 축구교실을 통해 아이들의 꿈으로 피워볼 생각이었다.

 

지역사회다보니 술자리 역시 매일 저녁 빠지질 않았다. 또한 사업상 술자리, 각종 모임의 술자리 등 하루 저녁에 두 탕, 세 탕씩 뛰는 건 기본이었다. 그렇게 사업보다는 술이 우선시 되어버린 나의 생활은 부도와 알코올 중독이라는 것을 얻게 되었다.

 

나는 끝까지 꿈을 이뤄보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과 상처가 항상 마음 속 어느 곳에서 꿈틀거리고 있지 않았나 싶다. 꿈에 대한 얘기에 민감한 나는 술에 빠져 죽을 듯이 마시고 또 다시 과거 속 미궁으로 들어가 헤어 나오지 못하는 병적인 존재가 되어가고 있었다.

 

어느 날 모임에서 술잔을 받는데 손이 갑자기 떨기 시작하면서 머리가 어지러워 술잔을 놓치고 말았다. 나를 잘 알고 있는 선배는 알코올 중독 같다며 정신과 치료를 요구했다. 하지만 나는 인정하기 싫었다. ‘내가 왜 알코올 중독이야라고 부정하면서도 술잔을 들면 손이 떨려 모임이 있으면 먼저 술을 먼저 마시고 나가곤 했다.

 

시간이 조금씩 흐르다보니 성격 역시 변해가고 내가 아닌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을 무렵 지인 의사로부터 다사랑중앙병원을 소개받아 처음으로 입원을 하게 되었다. 알코올 전문병원이라고는 하지만 나는 감옥에 갇혀 있는 것 같아 너무 답답해 바로 퇴원을 했고 다시 입원하기를 이번이 9번째다.

 

그동안 입?퇴원을 하면서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나의 이기적인 생각과 행동들이 이 사회, 아니 나의 가족들에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 알 것 같았다. 특히 나의 아들, 딸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아이들이 원하는 건 풍부한 재산이 아니라 아버지가 술을 마시지 않는 모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다시 한 번 해보자, 아버지의 옛 모습을 기다리며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 아이들이 원하는데 못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9번째 입원을 선택했고 재활은 2번째로 현재 10개월째 진행 중이다.

 

이번 재활을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로 힘이 들었다. 당시 상황으로는 해결책이 보이질 않았다. 고민 끝에 단주하며 상담사로 근무하고 계시는 선생님들께 고민을 얘기하고 도움을 요청했고 해결책을 받았다. 의외로 너무 간단했다. “재활하며 기다리라는 것이었다. 또한 생각했으면 행동하라” “A.A.모임에 가서는 무엇을 가지고 오려 하지 말고 무엇을 주고 올까 하는 생각을 해라이런 이야기들을 해주셨다.

 

일단 선배들의 말을 믿고 무조건 따라보자는 생각으로 내게 해주신 말들을 되새기며 최선을 다했고 정말 하나씩 풀리기 시작했다. 국세청 일도, 신용보증기금일도 잘 정리가 되었다. 또한 일을 하다 보니 경제적으로 안정을 찾아갔고 아이들도 좋아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 꽉 막혀있던 나의 머릿속이 맑아지고 있다는 것을 매일 아침 일어나면서 느끼게 되었다.

 

재활교육을 통해 여러 가지 지식과 방법을 알게 되었고 그 방법을 통해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게 되고 행동하게 되었다. 또한 재활하면서 A.A.모임도 위에서 말했듯이 무엇을 주고 올까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모임도 많이 편해졌다.

 

알코올 중독자들은 갈 곳이 없다. 외롭다. 술 없이 대화할 사람이 없다. 술 없이 친구를 사귈 수 없다. 하지만 평생 혼자 살 수는 없는 일이다. A.A.모임을 통해 술을 마시지 않고도 대화하고 사람을 사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앞으로 남은 재활기간 동안 여러 경험을 통해 퇴원 후 사회일원으로 돌아가 술 없이도 잘 지낼 수 있는 알코올 중독자, 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며 과거 상처 또한 웃음으로 넘길 수 있는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살아갈 것이다.